최근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에 빠져 있는 편이다. 기억이 맞다면 꽤 오래전에도 한 번 일본 영화에 빠진 적이 있었다. 어쨌든 오랜만에 찾아온 혼술시간을 그냥저냥 넘길수는 없기에 일부러 일본 영화 중 괜찮다는 평이 많은 영화를 찾아 보았다. 제목부터 눈길이 가는, 제법 풋풋해보이는 영화 한 편을 찾았다. 경험상 내용이 대놓고 풋풋하면 영상도 대부분 좋은 느낌을 주었다. 영화 제목은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라는 영화는 가볍다면 가벼울 수도 아프다면 아플 수도 있는 영화다. 대학 시절 만나 사랑을 하는 두 청춘 남녀의 이야기다. 각자 개인에게 신 같은 존재인 '오시이 마모루'라는 사람을 동시에 아는 것, 아니 그 사람을 아는 것이 인간이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점이 똑같다는 점에 신난 키누와 무기, 두 사람이 신기할 정도로 관심사가 겹치며 같이 공유하는 것들이 운명이라 느끼는 사랑 이야기. 그리고 좀 커서 현실의 벽에 부딪혀 헤어지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
닮은 사람은 닮은 사람을 알아보는 법이니까. 아니, 닮은 점을 찾아내며 즐거운 그 운명일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소중하고 신기할 나이니까. 같이 있으면 모든 것을 상대방이 대신 할 수 있을 것 같고, 함께 사는 결정 또한 상대방이 모든 것이기에 아무 상관이 없던 그런 시절.
지금은 운명은 무슨, 같은 걸 좋아할 수도 있지, 저 사람을 같이 아는게 대수라고, 하며 지나갈 일도 애타는 마음에 잠을 못 이룰만큼 대단한 일이 될 수 있는 나이. 그 나이의 내가 그리워지면서 나도 설명할 수 없는 묘하고 깊은 마음이 들게 하는 영화였다. 돌아가고 싶냐고? 그 시절의 '나'만 생각한다면 절대 아니다. 별거 아닌 일에도 콩콩 거리던 마음은 돌려받고 싶기도 하다.
도이 노부히로 / 아리무라 카스미, 스다 마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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