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와본 통도사인데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랐고, 잘 관리되고 있어서 기분 좋았던 산책길이었어요. 곳곳에 벤치가 많았는데, 저희가 가장 먼저 오른 곳은 아직 꽃이 안핀 곳이라 사람이 한산해서, 비교적 벤치가 많다고 느낀것이지만, 조금만 밑으로 내려가서 꽃 핀 곳들을 둘러보니 사람이 바글바글 하더라구요. 왜 벤치와 쉴 곳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두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위쪽도 꽃이 피면 사람이 엄청나겠죠
한산하면 한산한대로, 꽃이 많이 핀 곳은 사람이 많은 대로 느낌 있었어요. 통도사에는 둘러볼 곳이 정말 많았습니다.
곳곳에 스님들의 수련을 위해 출입제한 되는 곳들도 있어요~
한사람 한사람씩 돌을 쌓았을 탑들도 곳곳에 보입니다.
짝꿍, 너의 소원은 무엇이니
물론 저도 돌 하나 올리면서 크고 작고 소중한 소원들을 재빨리 빌었습니다. 돌 올리는 찰나의 순간 조금이라도 더 소원을 빌 수 있도록 재빨리.
겨울을 버티고 있는 나무들
황매화는 3월은 넘어서 핀다고 하네요~ 통도사의 여러 암자 중에서도 높은 곳에 있는 서운암 쪽입니다. 2월 말, 겨울의 느낌을 물씬 가지고 있어요.
전통적인 모습과 넓은 땅이 펼쳐진 곳이라 꼭 그 옛날 높은 신분으로 다만 불의의 일을 당해 귀향 온 사람같은 느낌이 들었던 산책길.
십육만대장경이 비치되어 있는 서운암 장경각에서는 큰 공작새도 보았는데 소리죽여 도망간다고 사진은 없어요. 장경각 입구에 공작새가 나타날 수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안내문까지 보았지만, 대장경들 석판 사이에서 갑자기 나타난 제 몸뚱이 만한 공작새는 너무 무섭더라구요. 하지만 공작새가 놀라지 않도록 큰 소리를 내거나 하지 않고 조용히 놀라서 다행이에요. 저의 움추림에 공작새가 놀라긴 커녕 신경도 안썼다는 말에 참 다행입니다.
장경각 벤치에서 내려다본 풍경
통도사는 정말 많은 곳이 포토존입니다. 그냥 모든 곳이 푸릇푸릇 아름답습니다. 나무들이 눈부시게 예쁘길래 나이가 먹었나? 센치해지기까지 하더라구요. 그만큼 푸릇푸릇, 초록초록 아름다워요.
한가득 장독대가 있길래 된장을 직접 살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운암 된장을 사러갔습니다.
장독대에 된장들이 들어있는건지 그냥 궁금해서 여쭤보았는데, 된장을 작업하는 곳은 사업자 허가를 받아야되므로 통도사 외부에 있다고 해요~
장독대는 그냥 장식이거나 내부에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집에서 열어본 서운암 된장인데, 맛이 아주 잘 들은 된장이었어요. 작게 두수저만 퍼서 된장찌개 해먹기도 좋고, 한 수저에 국간장만 섞어서 된장국으로 먹어도 기가 막힌 맛이었습니다. 일반 시판 된장보다는 시장에서 kg씩 담아주는 옛날된장 맛이랑 비슷해요. 개인적으로는 할머니집 된장맛이 났습니다. 그래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홍매화는 벌써 피었습니다. 꽃이 핀 곳에는 사람이 아주 가득합니다.
통도사 서운암은 비교적 높은 곳에 있어 꽃이 좀더 이따가 핀다지만 서운암에서 조금만 내려오니 벌써 피어났습니다.
겨울을 이겨낸 홍매화 앞은 곳곳에 사진 찍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인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오방색 행운부엉이
귀엽기도 귀여웠고, 혹시나 부족한걸 채울 수 있다는 말에 엄마가 생각나서 부엉이 두 마리도 데려왔어요.
때는 2월 말, 아직 제법 추운 날씨를 이기고 핀 꽃들이기에 더 아름다운 것 같았습니다.
산책을 마칠 무렵 연화빵을 먹으러 갔어요.
연화빵과 라떼,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려 했는데 분명 주변 산책전까지는 있었던 연화빵이 그새 품절이더군요. 그래서 아메리카노와 라떼만 한 잔 했습니다.
자동으로 내려주시는 아메리카노와 라떼. 자동머신 치고는 괜찮은 맛이었어요.
연화빵 품절로 못먹어서 아쉬웠지만 통도사는 제가 발 디딘 곳 보다 안 디딘 곳이 훨씬 많으니
봄되면 또 산책하러 나와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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