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머문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가까운 곳에 죽도시장이 있었다. 포항을 대표하는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이라는데, 시장 구경 좋아하는 내가 그냥 지나칠리 없지. 전날 자기 전에 이미 풀서치하여 맛 볼 메뉴 미리 골라놓고 다음날 눈 뜨자 마자 출발했다. 가장 메인이자 꼭 먹어야 할 것으로는 죽도시장 수제비 골목에 칼제비였다. 수제비 골목이라 수제비 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다 베테랑일 것이라 아무데나 가도 비슷한 맛이겠거니, 생각은 하지만 가장 맛있는 곳에 가고 싶은게 여행자의 욕심 아닐까. 어딜갈까 너무 고민되어서 그냥 찍기로 찍어서 들어갔다. 죽도시장 수제비 골목 중 우리가 간 곳은 행복식당이었다.
내가 먹은 칼제비는 칼국수 면과 수제비 반반 메뉴 느낌인데(시장 아니라 그냥 유명한 메뉴라서 설명이 필요 없으려나) 사실 시장 칼국수와 시장 수제비는 맛의 근원이 같기 때문에 같이 먹어도 차이가 없다. 그냥 면 취향이 갈릴 수 있는데 그 부분을 합친 느낌. 그리고 평일에 가서인지 사람이 생각보다는 한산해서 다행이었다. 아직도 사람이 바글바글한 곳에서는 마스크 내리고 밥 먹기가 좀 힘든게 사실이니까. 사람이 그나마 작아서 포장할 필요 없이 앉아서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근데 먹고 있다보면 꼭 내가 있는 식당에 사람이 앉는다. 누군가 이유를 말해줬었는데, 입안 가득 넣어 세상 맛있게 먹어서 그런 것 같다. 뭐 좋은거지.
이 곳 죽도시장의 행복식당 칼제비는 칼국수 면이 아주 얇았는데, 포항이 원래 그런건지 이집이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칼제비를 받고 처음 젓가락을 넣을 때는 속상했다. 잘못 들어왔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하지만 면 굵기 만으로 성급히 판단해서 미안해. 칼제비 맛집이었다. 아니 사실 시장 칼국수는 언제 어디서 먹어도 다 맛있지 않을까. 지금껏 개인적인 경험으로 시장에서 칼국수를 먹을 때 어디든 맛없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저 얇은 칼국수 면 그대로 칼국수만 주문하면 면 식감 때문에 아쉬울 것 같았다. 또, 손으로 뜯은 수제 수제비를 못먹는 것도 아쉬울 듯. 칼국수 메뉴가 있지만 칼국수보다는 수제비를 먹거나, 칼제비를 먹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행복식당 여기는 깍두기가 참 맛있다. 액젓 맛이 아주 살짝 나면서 달지 않고 살짝 새콤해서 감칠맛 나는 깍두기였다. 한 번 더 달라고 해서 다 먹었다. 따로 사오고 싶은 깍두기. 그리고 간장과 고추 썰어 놓은 고추다대기가 있는데, 수제비가 간은 기본적으로 맞지만 간장은 완성된 맛을 위해 필수로 넣어야 하고, 간장이 생각보다 짠 간장은 아니니 조금씩 간보면서 더 넣으면 된다. 고추는 취향대로 넣으면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넣지 않는 걸 추천. 넣는 순간 고추맛이 칼제비 국물을 지배해버린다.
죽도시장 먹거리 탐방 두번째로 향한 곳은 호떡집이다. 사실 칼제비만으로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오래된 호떡집이 있다고 하니 아쉬워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단일메뉴 호떡만 팔고 계시다는 할매호떡으로 향했다. 시장 안에 있는 가게도 네비로 상호명인 할매호떡이라고 검색하면 도보 찾기로 찾을 수 있어서 가게 찾기가 수월했다. 검색했을 때는 호떡 단일 메뉴라고 하던데, 막상 가보니 치즈와 씨앗 호떡 메뉴도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기본 호떡 외에는 관심이 없어서 전통호떡으로 주문했다. 할머니가 바로 경력과 세월이 느껴지는 손으로 반죽 동그랗게 뭉쳐서 구워주신다. 얇아서 살짝 바삭하고 반죽 자체가 쫀득한 맛이 있는 갓 만든 따뜻한 호떡은 배불러도 한 두개 정도는 순삭하는 맛이었다.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호떡밀키트도 판매하시는 것 같았는데, 내가 구우면 그 맛 안날거라서 불필요.
그 다음 향한 곳은 영도너츠. 여긴 그냥 쏘쏘했다. 꽈배기는 전통적인 옛날 시장 꽈배기 맛이라 참 맛있었다. 다만 도너츠가 너무 딱딱했지만 꽈배기가 맛있어서 호떡까지 넣은 배부른 상태에서도 꽈배기 두 개 순삭. 시장 도너츠는 설탕을 솔솔 뿌린 동글동글한 모양이 언제봐도 참 정감가고 맛있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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