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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에세이 쓰려면 좋은글 읽기부터 월간 에세이추천 책정기구독

by 햅뻔 2021.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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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만 지나면 12월, 올해도 벌써 막바지로 들어서고 있다.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라는 지금 생각해보면 다소 무리가 있는 목표도, 올해는 꼭 어딘가에 감성에세이든 소설이든 글을 써 내보겠다는 더 파격적인 다짐 역시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채로. 손만 뻗으면 책이 있고, 좋은글 읽기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도서관이 집 바로 코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해초 결심은 언제나 종이보다 더 얇은 한지처럼 팔랑거리며 날아가다, 누군가 그 종이로 곱게 끝이 뾰족한 비행기를 접은 듯 12월이 될 즈음에 다시 나에게 정통으로 날아오는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어떤 글이든 '더'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감성에세이를 쓰는 것도 다른 글처럼 좋은 글을 읽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순리일지도 모르겠다. 월간에세이는 감성에세이를 모아놓은 에세이추천집 같은 느낌의 책정기구독 월간지이다. 어릴 때 즐겨 보던 좋은생각이라는 구독지와 좀 비슷한데, 월간에세이는 좋은생각과는 달리 수기보다는 감성에세이 쪽이라, 글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정기구독지라는 인상이다. 정기구독책 안에 가득 담긴 빼곡한 에세이들은 다급하거나 급박하지 않게 감나무에서 당연하게 익어가는 홍시처럼 자연스러우면서도 좋은 빛깔로 여물어가는 담담한 멋이 깃들었다. 

책정기구독 월간에세이는 깔끔하게 비닐포장되어 도착했다. 1987년 창간이라니, 생각보다 더 오래된 월간지였다. 34년간 에세이만 다루는 월간지라니. 옛날에도 그때의 감성을 담은 에세이라는 장르가 있었을까? 그 시절의 에세이는 어땠을까?라는 막연한 궁금증으로 과월호를 읽어보고 싶어진다.

 

 

표지는 12월의 느낌을 살려서 눈이 내리는 평화로운 마을이다. 그냥 마을 말고 만화에 나오는 마을 같은 삽화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눈은 사진보다 일러스트로 마주할 때가 더 따뜻한 느낌이 난다. 사진으로 보는 눈은 차가운 느낌이 먼저 다가오지만, 일러스트로 마주하는 눈은 따뜻한 느낌이 먼저다. 이때 느껴지는 따뜻함은 눈 자체의 따뜻함이라기 보다는 눈을 함께 맞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림으로 표현된 것은 아닐까.

 

 

 

 

월간에세이 목차에는 칼럼리스트, 철학자, 소설가, 의사, 화가, 배우 등 다양한 직업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써내려간 에세이들로 가득하다. 한 사람이 쓴 글의 모음집이 아니라는 점이 월간에세이 정기구독지의 매력인 것 같다. 한 가지의 취향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글을 골고루 읽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에세이구독의 장점이 묻어난다. 이렇게 많은 소재를 단 한 사람이 적었다면 그냥 책을 읽는 느낌일텐데, 많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글에서 묻어나는 아름다움을 내 취향대로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읽어볼 수 있다.

 

처음 목차를 보고 먼저 읽고 싶은 몇 편을 먼저 본 다음, 시간이 날 때, 생각이 날 때, 여유가 있을 때마다 조금씩 꺼내보았다. 분명 줄글 에세이인데, 내가 읽는 방법으로는 시 같은 느낌이다. 에세이 구독지는 여유롭게 한번씩 꺼내보는 그런 책으로 느껴졌고, 그 부분이 내가 에세이추천을 하는 이유와도 걸맞다. 한꺼번에 읽으면 매력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국내 수필 문학에서 오랜 기간 자리를 잡은 월간지라서 그런지 에세이 들의 형식도 다양했다. 그리고 몇 편은 노트에 따라 옮겨 적어볼까, 따로 체크해둘 정도로 정제된 글이 가득 채워져 있다.

 

 

 

내가 가장 먼저 읽은 건 어바웃타임에 관한 에세이. 함께 보이는 어바웃타임 영화포스터도 참 좋아한다. 생각난김에 조만간 영화를 한 번 다시 봐야겠다. 영화를 좋아하고 문학을 함께 좋아해서인지, 책이나 유투브 영상, 짧은 기사나 글로 접할 때에도 평론과 닮은 것들을 좋아한다. 나로 국한된 시선이 아닌 다양한 시각을 보고싶기도 하고, 나와 동일하게 느낀 부분을 필자의 설명으로 만날 땐 동지를 만난 듯 즐겁기도 하다. 월간에세이의 다양한 목차들 가운데서 '영화를 읽다' 라는 챕터를 가장 먼저 펼쳐본 이유는 다만 내 취향이 오롯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월간에세이는 에세이 한 편 한 편을 엄선하여 실은 느낌도 참 좋지만 한 편 마다 함께 보이는 일러스트나 삽화 등도 마음에 든다. 방금 소개한 어바웃타임의 포스터도 같은 맥락의 따뜻함이다. 그냥 글만 있었다면 감성이 덜 와닿았을 것 같은데, 일러스트나 표현하는 삽화 등이 함께 있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글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리고 '추억할 거리'를 주기도 한다. 아래 단풍 삽화를 보며 한참을 기억의 숲에 빠진 것 같다. 직관적인 사진이었으면 아마 숲을 헤매는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어바웃타임 다음으로 선택한 에세이는 반가운 신경숙 소설가의 에세이이다. 소설만 읽었지, 따로 적은 글을 본 적은 없는데 월간에세이를 통해 읽을 수 있어 참 반갑고 좋았다.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도 쳐보고, 따로 옮겨 적어보기도 한다. "대충하라"는 덕담.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글쓰기에서 제목도 늘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에세이에서 제목이란 된장의 뚜껑 같다. 뚜껑을 보면 이미 다 알 수 있지만, 투명하게 비치는 병에 이미 된장의 짙고 옅음도 함께 보이기에 딱히 반전도 없지만, 다 알면서 먹어도 맛있는 풋풋한 된장 같은 매력이 에세이에는 있다. 사실 에세이 역시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그 욕심 때문인지, 나만의 글읽기 편식 때문인지 잘 안써지는 느낌이었다. 월간에세이에서의 다양한 글읽기가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대충하라는 말이 위로처럼 들린다면,
그건 당신이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당신은 진짜 '대충'해도 된다.

 

 

 

 

 

그리고 또 마음에 드는 건 엄선에서 싣는 에세이들 뿐만 아니라 독자의 글도 실려 있다는 것이다. 사실 정제된 글들도 좋았지만, 월간 에세이 독자라고 소개된 이 글이 내 마음 더 가까운 곳을 똑똑 두드리는 느낌이었다. 언젠가 월간에세이의 추천에세이들을 많이 읽고 계속 글쓰는 연습(습관부터 들여야겠지만)을 하게 된다면 소개될 수 있는 영광이 언젠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https://www.essay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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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에세이는 1년 이상 신규 정기구독자에게 선물을 주는데, 에세이 클래식 캔들 단아하고 향도 좋고 무엇보다 예쁘다. 감성에세이 구독지라 그런지 캔들도 깔끔한 감성이 묻어난다. 구독 책과는 별개로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는 느낌이다.

 

 

감성에세이를 모아놓은 월간에세이 구독지, 제대로 취향저격이다.

책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책만큼의 생각할 시간을 주고

따뜻한 감성도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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